헌팅

조각 구인글에 존잘이 많은 이유

헌민_김사장 2025. 3. 29. 00:26

 

한국 사회에서 자기 입으로 스스로를 "존잘", "잘생김"이라 말하는 건 좀처럼 보기 힘들다.
겸손을 강요하는 분위기 속에서 그런 말은 어딘가 민망하고, 눈치 보이기 마련이다.

그런데 유흥 카페 ‘조각 구인글’을 보면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.
"키 180 넘는 훈남(잘생)입니다. 훈남급 키 180 이상만 연락 주세요"
이런 글이 심심찮게 올라온다.
저런 사람들은 실제로 보면 밑천이 드러날텐데 

자신감 있게 봐줘야할지, 빌런으로 봐야할지 참 애매하다

조각 경험을 떠올리며 저런 사람들의 심리를 분석해볼려한다.

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입니다.

첫 번째로, 남자 특유의 ‘가오’와 ‘허세’ 때문이다.

《주먹이 운다》, 《좀비 트립》 같은 프로그램을 보면
어느 지역에서 짱 먹었다느니, 싸움 좀 했다느니,
전설처럼 자기 과거를 포장하는 남자들이 많다.
하지만 그들은 막상 링 위에 올라가면? 99% 쳐맞고 참교육 당한다.
입으로는 세상을 다 가진 듯 떠들지만, 정작 실력은 0에 가깝다.

조각 구인글에 쓰인 자기소개도 마찬가지라 본다.
두 번째로, 무의식적인 기싸움이다.
처음 보는 성인 남자 둘이 만나면 기싸움이 무조건 생긴다.

일종의 기선제압을 하는 것이라본다.

스스로를 올려치기하며 자신의 가치를 올리는 것이다.

첫 번째와 두 번째 심리는 남성 본능에 가까운 영역이라고 생각한다.
어느 정도 이해는 간다.

하지만 문제는 세 번째다.

세 번째는, 철없음과 자기객관화 부족이다.

그건 경험 부족, 그리고 생각의 깊이 부족에서 오는 철없음이다.
단순히 허세를 부리는 걸 넘어서, 자기 자신이 경험이 부족한 사람이란 걸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.

세상엔 잘생기고 멋있는 사람이 정말 많은데, 자기 자신을 잘생겼다고 떠벌리는 건

고만고만한 우물에서 놀았어요라고 자기 얼굴에 침 뱉는 격이다.

진짜 그 정도 외모와 매력을 가졌고, 그 자신감이 사실이라면 
아이돌이든 배우든, 인플루언서든 한 자리는 차지하고 있었어야 하지 않나?
왜 유흥 커뮤니티 구석에서 헌팅 멤버를 구하고 있는 걸까?

그것이 아니라면 자기객관화의 부족이다.

헌팅을 하는 남자 99%는 스스로를 평타 이상이라 생각한다.

와, 저런 사람도 헌팅을 해?라는 생각이 드는 심각한 사람들도

거울을 보더니 나 정도면 괜찮지, 평타는 되는데?라는 말을 진심으로 하더라

경악 했다.

조각 구인글을 보면, 그런 ‘자기객관화 부재’가 성인이 되어서도 여전하다는 걸 느낀다.
그들은 여전히 초등학생 혹은 중학생 시절의 철없음을 안고,
자기만의 환상 속에서 유흥판을 기웃거리고 있는지도 모른다.